[ISxCode Geass]IS vs KMF[Re] -프롤로그~5화- [ISxCode Geass]ISvsKMF

리메이크 시작했습니다. 조아라에 먼저 올리다보니 이쪽은 신경쓰지 않았군요.

초반부는 그렇게 바뀌지 않습니다만, 세세한 부분이 바뀌었습니다.

무심경하신 분들은 어디가 바뀐거야? 하실지도.

프롤로그


 나. 라푸아 헤인즈워즈는 전생자다.

 전생자란게 무엇인가하면, 죽기 전의 기억을 그대로 유지한 체로 환생하여 다른 세상으로 떨어진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개중에는 신이나 그에 준하는 존재가 각종의 황당무개한 실수를 저지른 탓에 죽어서, 보상이나 특전 같은 서비스를 받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

 참고로 나도 그런 부류에 들어가는 것 같다.

 '같다'라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특전으로 추정되는 것들을 지니고 있기는 하나, 그 특전을 준 존재를 만난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만났는데 기억이 지워진 것인지, 아니면 저쪽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한 것인지는 알 길이 없으므로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그런 것 보다 나중가면 잊어버릴지도 모르는 내 전생부터 간단하게 이야기할까한다.

 전생의 나는 한국인으로, 거대로봇을 만드는게 꿈인 과학자였다. 덧붙여서 꿈이 꿈이다보니 취미는 애니메이션과 게임이었다.

 물론 취미로 할애하는 시간은 하루에 길면 두시간 정도로, 대부분은 연구에 몰두했다.

 전생의 나는 재산도 넉넉하고 외모와 성격에 하자가 없음에도 39살이 되도록 애인은 커녕 친하게 지내는 여자조차 없었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현생에서도 그렇지만, 전생의 나는 여자불신으로 약간의 여자기피증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를 들 수 있다.

 유년기 시절에 어머니가 바람을 피워서 부모가 이혼했고, 아버지의 재혼상대에게서 미움받으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대학생활 초기부터 교재하던 여성은 군대생활 도중에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고, 그 후에 새로 교재를 시작했으나 알고보니 다중으로 어장관리를 하는 된장녀였다.

 그 외에도 여자가 관련되면 제대로 굴러가는 일이 하나도 없었기에 연구에만 몰두했다.

 그리고 어이없었던 최후의 죽음에도 여자가 관련되어 있었다.

 연구가 막혀서 머리를 식히기 위해 밖에 나와 길을 걷고 있는데, 어떤 초보운전자인 여자가 브레이크 대신 액셀을 밟은 탓에 차에 치이고, 추가타로 차의 앞부분과 함께 벽에 처박혀 죽은 것이다.

 정말이지 지금 생각해도 매우 기분나쁜 방식의 죽음이다.

 전생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이고, 이제 현생의 나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현생. 그러니까 지금의 나는 영국의 고아원 출신의 7세아로 서양인과 동양인의 하프이고, 검은색 머리에 녹색의 눈동자를 가진 백인이다.

 일단 말해두지만 성별은 남자다. 누가 뭐라하건 남자다. 남자인 거다! …잠시 흥분했군.

 전생의 기억을 되찾은 것은 네살때이므로, 타인의 입장에서는 재미없게도 유아기의 부끄러운 흑역사 따위는 기억에 없다.

 아무튼, 고아원에서 여섯살 때부터는 나를 입양해준 양부 밑에서 자란지 일년이다.

 나의 양부인 제임스 헤인즈워즈는 민간군사기업에서 일하는 용병으로, 직업이 직업이다보니 집에 오는 날보다 안오는 날이 더 많은 사람이다.

 여담이지만 양부의 외모는 '모 금속 시리즈'의 '뱀아저씨'같은 스타일이다.

 성격은 털털하고 약간 무책임하다. 내가 가사는 물론이고 가계정리까지 가능한 것을 알자마자 죄다 맡겨놓고 수당이 높은 파견임무를 나가있다.

 돌보지 않을 거면 왜 입양한건지…. 양부의 입장에서는 그냥 후견인이 될 생각으로 입양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집에 혼자있는 것이 좀 외롭기는 했지만 학교도 다니게 되었고, 어찌보면 형편상 좋은 점도 있었다.

 그것은 집에있는 PC에 어쩨서인지 내 머리속에 들어잇는 지식과 이론들을 정리해서 집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나이트 메어 프레임(Knight Mare Fram)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KMF라 줄여부르는 이것은 자재전투장갑기, 쉽게 말하면 인간형 이족보행 기동병기로 '코드 기어스 시리즈'에 나오는 가상의 로봇이다.

 정말 이유를 알 수 없게도 내 머리속에는 나이트 메어를 만드는데 피요한 기술들과 이론은 물론이고 각종 나이트 메어들의 설계도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상한 능력이 하나 더있다.

 나이트 메어의 기동에 소모되는 초전도 광물인 '사쿠라 다이트'를 만들어내는 능력으로, 정확히는 기존에 존재하는 금속이나 광물을 사쿠라 다이트로 변환하는 것이다.

 혹시나 싶어서 다른 광물로도 변환할 수 있는지 시험해봤지만, 오직 사쿠라 다이트로 변환하는 것만 가능했다.

 그래도 일단 이것이 있으면 나이트 메어의 동력원인 유그드라실 드라이브를 만들 수있을테니 '로봇을 만들고 싶다'라는 전생의 꿈은 간단하게 이뤄질 것이다.

 '거대'라는 부분이 빠졌다 해도 충분히 기뻐해야할 일이지만 솔직하게 기뻐할 수가 없다.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곧바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지식과 기술이 있어도 나이트 메어를 만드는데는 자제와 시설이 필요하므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재벌가에서 태어난 것도 아닌 내가 거기에 드는 비용을 모을 수 있을 가능성은 꽤 낮다고 생각한다.

 만약 어린나이에 나이트 메어 제작을 위한 스폰서를 얻으려면 터무니없는 짓을 벌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나는 아직 거기까지 하고픈 생각은 없다.

 어쨋든, 지금의 나는 어린애이므로 천천히 스팩을 쌓아서 어른이 되면 어떻게든 스폰서를 얻어 만들어볼 생각이다.

 그때까지는 초등학교 생활을 어떻게 보낼지나 생각하도록 할까.




1-1화

 입양된지 2년째, 초등학교에 들어간지 1년이 지났다.

 나는 나름대로 긍정적인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여성불신증이라고 해도 아직 때묻지 않은 아이들이 상대라면 괜찮은 덕분에 초등학교 생활도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다.

 고아원에서도 그랬지만, 학교에서는 보통의 아이처럼 있고자 노력하고있다. 그렇다해도 정신적 연령이 40대인 만큼 모가 날 수 밖에 없지만 말이다.

 학교에서의 나에 대한 인식은 노는 것보다 조용하게 공부와 독서를 좋아하는 '얌전하고 별난 아이'이다.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에 교우관계가 썩 좋지는 않지만, 반대로 귀찮게 어린애들과 어울리면서 놀아줄 필요는 없다는 메리트가 있다.

 학교에서는 조용히 공부를 하는 척하면서 나이트 메어에 대한 지식을 끄적이고, 방과후가 되면 곧바로 집으로 돌아오는게 보통이 되었다.

 몇몇 아이들이 같이 놀자고 권유를 해오기는 하지만, 그 대부분이 여자애들이라서 끊고있다.

 오늘도 변함없이 학교가 끝나는대로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 준비를 하기 전에 한숨 돌릴 겸 TV를 켰다.

 "뭣!?"

 그리고 특보로 나오고있는 뉴스를 보고 눈과 귀를 의심했다.

 화면에 비치는 것은 일본의 근해 쪽 상공으로 무수한 미사일들이 일본을 향해 날악고 있는 것과 하얀물체가 미사일들을 순식간에 정리하고있는 장면이 비춰지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 물체는 갑옷처럼 보이는 새하얀 파워드 슈츠를 껴입고, 대검을 휘두르는 흑발의 여성이었다.

 "바보 같은…."

 저 황당무게한 상황에 대해 내뱉은 말은 아니다. 내가 저것이 무엇인지를 알고있다는 것에서 나온 말이다.

 "IS…."

 인피니트 스트라토스(Infinite Stratos). 줄여서 IS. 나이트 메어와 같이 공상적인 이야기에 나오는 가공의 파워드 슈츠다.

 이야기 제목 또한 IS로, 지금 뉴스로 나오고있는 것은 IS의 시작을 알리는 '백기사 사건'이다.

 "절망적이다…."

 나는 그자리에 주저앉으며 절망했다.

 IS라는 세계의 가장 큰 특징 중 몇가지를 뽑으라면 최신형 전투기도 가볍게 가지고 놀 수 있는 IS가 여성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것(주인공은 예외다).

 그리고 그에따라 온 세상이 여존남비화하여 여성의 지위는 급상승하고 남성의 경우는 반대로 바닥으로 추락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여자들이 길거리에서 대놓고 남자를 노예취급하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닐 정도로 말이다.

 앞으로 1~2년은 괜찮겠지만 그 이후부터는 순식간에 세계가 변화할 것이다.

 "여성불신인 나를 여존남비의 세계로 보내다니…."

 어떤 녀석이 날 이런 세상에 던져놨는지는 모르곘지만 엄청난 짖굳음이라고 밖에 할말이 없다. 아니, 내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즐기는 새디스트가 분명하다.

 "앞날이 너무 암담해…."

 바닥에 OTL자세로 엎드린체 어떻게 할지를 생각해본다.

 "답이 없다!"

 결과는 당장에 어떻게 해볼 수 없다는 것이다.

 아직 IS가 여성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으니 전세계의 관심사는 IS로 쏠려서 다른 것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다.

 문제는 IS의 단점이 알려지고나서도 그다지 달라지는게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 나이트 메어 개발에 관해서는 아직 가능성이 있다.

 나이트 메어는 성별을 가리지 않으며 작업용, 경비용, 인명구조용 등의 민간쪽 측면와 활용방도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안일하게 현대에 환생했다고 맘놓고 있던 것을 반성하여 이세계가 전생의 세계나 IS의 세계와 어떻게 다른지 알아봐야겠다.

 나라는 이물질이 껴있는 이상 이곳이 '매우 비슷한 세계'일 가능성이 있으니까.

 당분간은 세계의 조사를 하고, 생활비의 일부를 주식이나 적금에 돌리면서 돈을 불리는데 전념하도록 해야겠다.



1-2화


 백기사 사건으로부터 2년이 지나 11살이 되었다.

 그동안 인터넷등을 이용하여 세계 각국에 대해 알아본 결과, IS에서의 이야기와 별 차이가 없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다만, 내가 살고있는 영국이 좀 이상하다.

 분명 21세기 근처의 영국은 왕족이 국민들의 단결력을 이끌어내는 상징일 뿐이고, 귀족이나 기사는 그저 명예직이었을 터다.

 그런데 이 세계의 영국은 귀족이 명예직에 불과한 것은 같으나, 여왕이 정치의 중심에 있고 기사들이 병력으로서 존재하고 있다.

 어떻게보면 귀족=기사인 것 같기도하고 묘하다.

 뭐, 일반적인 국민들의 생활은 그렇게 차이가 없는 걸 봐서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려나.

 그러고보니 사쿠라 다이트가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광물인 것도 알 수 있었다. 이는 브리타니아라는 나라가 없는 것과 더불어 코드 기어스의 세계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이렇게 현상파악으로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뭐랄까. 최근들어 생활이 점점 불편해지고 있다.

 여존남비가 급속히 진행되어서 이제는 아이들까지 여자애들이 남자애들을 업신여기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아마도 여왕통치하에 있는 것도 크게 한 몫 했을 것이다.

 물론, 이전부터 예상과 각오를 했던 일이기에 못 견딜 것도 없으나 문제는 학교에서 내 입장이 매우 묘하다는 것이다.

 남자애들과 여자애들 사이에 끼어있다고나 할까.

 원인은 내가 딱히 누구와도 교우관계를 가지지 않는다는 행동방침과 나의 외모 탓이다.

 나는 분명히 남자이다. 그런데 어찌된 것인지 남자애라기보다 여자애 쪽에 가까운…… 말하자면 나는 '제3의 성'으로 분류되는 인종이었던 것이다.

 남자애들은 같은 남자로 보지 않는 것인지 거리를 두고, 여자애들은 왜 자기들과 어울리지 않는지 이상하게 여기고 있는 상황이다.

 여자애들이 나에 대해 확실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덕분에 별다른 피해는 없지만, 중학교에 올라 교복을 입기 시작하고 2차 성징에 의한 신체적 차이가 나기 시작하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여자애들은 분명 '남자가 여자가 같이 생겨서 재수없다'라든가 하는 이유로 청소년기 특유의 음습한 괴롭힘을 걸어올게 분명하다.

 그렇게 되면 'Well come to hell'이 될 것이다.

 영국에도 남학교가 있었던가? 있다해도 내 외모탓에 또다른 의미의 지옥이 될 것 같다.

 지옥이 학창시절만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이어진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생각하기 싫은 예상이지만, 지금의 외모가 커서도 변함이 없다면 더더욱 좋지 않다.

 이대로는 안된다.

 어떻게든 남자들의 지위를 회복시켜서 여존남비를 어떻게 하지 않으면 언젠가 여자들에게 매장당할지도 모른다.

 "나중에 가면 늦을 것이고, 지금부터 어떻게든 하는 수 밖에 없을까…."

 PC를 키고 이전에 만들어두었던 5세대 나이트메어인 서저랜드의 설계도와 데이터를 꺼냈다.

 IS를 상대시킨다고 하면 최하여도 7세대 나이트 메어가 아니면 안되지만 솔직히 7세대부터는 황당무개한 것들이 많다.

 설계도와 데이터를 던져준다해서 갑자기 만들 수 있는 물건은 아니니 그나마 가능성이 높고 7세대 바로 아래에 있는 5세대를 고른 것이다.

 응? 6세대는 어디갔냐고? 설정상의 이야기지만 6세대는 공백의 세대로 실전에 배치된게 하나도 없고 죄다 실험기로 그쳐서 재대로 된 데이터가 없다.

 고용량 디스크에 OS까지 포함하여 데이터를 담고, 동력원이 되는 에너지 필러에 관한 파일도 담는다.

 "좋아. 다음은 사쿠라 다이트이지만…."

 본체의 구동장치인 유그드라실 드라이브와 베터리라 할 수 있는 에너지 필러의 제작에는 사쿠라 다이트가 필요하다.

 이점은 이전에 소풍으로 놀러갔던 곳 근처의 바위산 내부를 사쿠라 다이트로 바꿔놨으니 그 위치의 GPS 좌표를 담았다.

 나머지는 포장해서 소포로 만들어 보내는 것 뿐. 보낼 곳은 왕립기술개발청의 병기개발부서 쪽이다.

 일개 아이에 불과한 내가 단독으로 나이트 메어를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국가나 기업에 맡기는 것이다.

 11살짜리가 보낸 것을 어디까지 믿어줄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 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나저나 나의 양부는 중동에 아예 눌러앉을 생각인지 통 돌아오질 않는다.

 설마하니 나에 대한 것을 잊어버린 것은 아니겠지?


2-1화

 왕립기술개발청에 서저랜드의 데이터를 보낸지 약 반년이 지났다.

 비밀리에 사쿠라 다이트도 체굴된 것 같고, 지금즘이면 서저랜드가 만들어져있는게 아닐까 싶지만, 언론에 전혀 보도가 안되고 있으니 알 수가 없다.

 나이트 메어는 넘어가더라도 사쿠라 다이트에 관한 것 조차 공표되지 않고 있는 것은 좀 이상하다.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다시피한 전도체는 세상을 발칵 뒤집어 엎고도 남을 텐데 말이다.

 "영국 쪽은 실패인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곳에 사용할 떡밥용으로 사쿠라 다이트에 관한 논문을 작성하고 있을 때였다.

 딩동.

 초인종이 울려서 인터폰을 보니 중후한 느낌의 노신사가 서있었다.

 "어디에서 오신 누구신가요?"

「으음. 나는 왕립과학연구소의 소장인 에드워드 윌슨이라고 하네.」

 아무래도 늦게서야 반응이 온 것 같다.

 "들어오세요."

 "실례하겠네. 라푸아 헤인즈워즈군은 있나?"

 "저입니다만?"

 윌슨씨는 곁눈짓으로 슬쩍 날 살펴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자료에서는 남자아이라고 되어있었던 것 같네만."

 "남자입니다. 겉보기에는 이래도 엄연히 염색체XY의 인간이에요."

 "그런가…."

 "그보다 왕립과학연구소의 소장님께서 저 같은 어린 아이를 왜 찾아오셨나요?"

 내가 알기로는 왕립과학연구소는 왕립기술개발청과 관련된 시설이었다. 대충 짐작이 가지만 일단 모른척 찔러보자.

 "내 용건을 밝히기에 앞서 몇가지 확인을 하고 싶네. 즈군. 자네가 사쿠라 다이트의 발견 및 연구한 사람이 맞는가?"

 "예. 마침 쓰고있던 논문이 있으니 봐보시면 되겠네요. 덤으로 이것도 보시겠습니까?"

 PC의 논문파일을 보이면서 4세대의 글래스고와 계통이 다르지만 3세대의 가니메데의 데이터를 띄웠다.

 "흐음…. 이건 서저렌드의 이전 단계의 것들인가?"

 "예. 서저랜드의 토대가 되는 것들입니다. 1세대는 단순한 탈출장치이고 2세대는 거기에 팔다리를 달았을 뿐이었죠."

 이건 '코드 기어스'에서도 사실인 이야기이다. 나이트 메어의 처음 개발 시초는 탈출형 콕핏이었고 거기에 다리달고 팔달고 하는 과정으로 나이트 메어에 이른 것이다.

 "흐음. 그런가. 그건 그렇고 세상을 뒤엎고도 남을 것들 발견하고 연구한게 이런 어린아이라…."

 "제가 어린게 뭔가 문제라도?"

 "문제없네. IS를 개발한 시노노노 박사도 어린 소녀였으니 이제와서 나이라는 점에서 색안경을 끼고 볼 인간은 적겠지."

 확실히. 일본은 그녀를 어리다고 무시한 결과 엄청난 일을 당했다.

 해킹으로 전세계의 미사일을 일본을 향해 발사시키고, IS를 이용하여 그것들을 전부 처리. 끝에는 군대와 맞붙게 하여 절대적 우위성을 증명했다.

 그 뒤로는 일본이 안습일변도의 길을 걸었다고나 할까. 시노노노 박사는 467개의 IS 코어중 일부를 뿌려놓고 행방불명되고, 그것을 탐하는 다른 나라들에 의해 너덜너덜이 되었다.

 물론 전쟁이나 침략같은게 있었던 것은 아니고 강대국들이 한통속이 되어 IS 코어를 갈취하고 일본의 입장을 낮춘 것이지만….

 "나는 조국의 미래를 생각하면 자네 같이 젊은 천재의 등장은 오히려 기뻐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네. 개의치 말게나."

 으음. 꽤나 재대로 된 사람이다. 그야말로 대인배다.

 하지만 말끝에 씁쓸함이 느껴지는 것을 봐서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는 거겠지.

 "그럼, 두번째 질문이네. 사쿠라 다이트나 나이트 메어에 관한 자료를 다른 나라에도 보냈나?"

 "아뇨. 다른 나라에는 보내지 않았습니다. 뭐, 실패인걸까 싶어서 다른 곳에 보내기 위해 논문을 쓰고 있었습니다만."

 "으음. 좀 더 늦었으면 큰일날뻔 했군. 왕실에서는 사쿠라 다이트에 관한 것을 비밀리에 독점하고자 하는 것 같으니."

 "저런게 있으면 어느 나라라도 그렇겠죠. 그리고 섣불리 공표했다간 IS처럼 전세계가 사이좋게 나눠가지려 할지도 모르니 국가기밀로 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내가 반쯤 비아냥을 담아서 말하자 윌슨씨가 눈을 크게 뜨며 놀라더니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흐음. 어린나이에 영특하구만." 

 "그보다 저를 찾아온 용건을 말씀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아마도 지금까지 늦어진 것은 데이터의 실증과 나에대한 취급을 어떻게 할까에 대해 옥신각신하고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사쿠라 다이트가 국가기밀 취급되고 있다면, 그에 대해 자세히 알고있는 나도 보안대상에 들어갈 것이다.

 왕실로의 회유이거나 아니면 유폐하고 지식만을 끌어낼 것인가. 과연 어느 쪽이려나.

 "왕실에서는 사쿠라 다이트와 나이트 메어에 정통한 자네가 나라를 위해 힘써주길 바라고있네."

 "그 말씀은…?"

 "우리 연구소에서 진행될 나이트 메어 개발의 주임이 되어주길 바라네. 어떤가. 할 수 있겠나?"

 올레! 도박의 결과는 잭팟이다! 거기다 그냥 연구원도 아니고 프로젝트의 주임이라니!

 "거절할 리가 없죠. 잘부탁드립니다."

 "앞으로가 큰 일이겠지만 잘 부탁하네. 조만간 한번 더 사람이 찾아올걸세. 자세한 것은 그 때 정하도록 하게나. 그리고 글래스고였던가? 그것의 데이터와 사쿠라 다이트에 대한 논문을 챙겨줬으면 하네만."

 "아. 네. 그런데 미완성 논문인데도 괜찮은 겁니까?"

 "그 정도면 충분하네. 다른 사람들을 납득시키기 위한 증거자료로서 가져가는 것 뿐이니까."

 윌슨씨가 돌아가고 나서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의연한척하고 있었지만, 솔직히 말해서 상당히 긴장하고 있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성공이냐 아니면 인생을 종치느냐의 갈림길이었으니 말이다.

 아무튼 주어진 기간 동안에 앞으로의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봐야겠다.


2-2화

 윌슨씨의 말대로 몇일 후에 사람이 찾아왔다.

 이전에 들었던 자세한 사항이라는 것은 주거지를 연구소 내의 주거시설로 옮기는 것과 왕실과의 계약서 작성이었다.

 계약서라기 보다는 서약서라고나 할까.

 내용을 간략하게 줄이면 왕실에서 날 지원해주는 대신, 허가 없이 기술을 유출하거나 타국과 접촉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것이었다.

 참고로 학교에도 갈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의무교육 쪽은 학력만 인증되면 이수한 것으로 쳐달라고 부탁해뒀다.

 계속 연구소에 처박혀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겟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니까.

 일단은 방임주의의 양부에게도 연락은 해뒀다. 반응은 '대단하구나'정도에서 그쳤다.

 내가 왕립연구소의 연구원으로서 받게될 급여정도면 굳이 용병같은 위험한 직업을 계속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데는 지장이 없을 거라고 전했지만, 지금의 일이 적성에 맞는다면서 일은 계속 하겠다고 했다.

 뭐, 알아서 잘 하시겠지.

 그리고 마지막 준비로서 사쿠라 다이트 매장지를 몇군데 더 만들어두었다.

 이것으로 별다른 문제 없이 연구소에서의 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고로 정식으로 왕립과학연구소에 들어가게 된 날.

 나는 앞으로 내가 이끌 개발팀의 사람들과 인사를 하게 되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주제넘게도 이번 나이트 메어 개발 계획인 '프로젝트 로시난테'의 주임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일하게 된 라푸아 헤인즈워즈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프로젝트 로시난테. 개발 계획이라고는 해도 대부분은 서저랜드의 실전배치를 위한 조정작업이 주류가 될 예정이다.

 그런데 돈키호테의 말 이름을 프로젝트 명으로 한건 누굴까. 참으로 짖굳은 센스다. 소문으로는 둘째왕녀님의 소행이라는 소리도 있지만….

 "잘부탁드립니다. 주임. 부주임인 딜런 에임스입니다."

 "필립 와이즈맨입니다."

 "로이 바톤입니다."

 "죠이 윌링입니다."

 으음. 일단 매일 얼굴을 맞대야 하는 연구원들은 이게 다인 것 같다.

 실물제작을 담당한 공장 쪽 사람이나 기술자는 다음에 방문하여 인사를 하게 될 거라나.

 그건 그렇고 나름대로 잘 나가는 사람들이 모였다고들었는데 중년인 딜런씨를 빼면 다 젊은 남성들 뿐이다.

 뭐, 내가 나이에 관해 말하는 것도 웃길 일이지만.

 "그나저나 주임이 정말 어린애였을 줄은 몰랐어요."

 가장 젊어보이는 죠이 윌링이 친근하게 말을걸어왔다.

 "예. 보시는대로 어린애입니다. 불쾌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무시하지는 말아주세요."

 "걱정안해도 됩니다. 적어도 이 연구소에서 주임을 무시할 사람은 없습니다."

 으음, 아무래도 내가 어린애라서 일어날 거라 예상했던 마찰은 기우였던 모양이다.

 "주임은 이곳에 온 첫날일테니 일단 연구소의 각 시설을 안내하도록 할까요."

 "시설 안내입니까. 그보다 제일먼저 보고 싶은게 있습니다만."

 시설안내는 확실히 중요하지만, 가장 먼저 보고싶은 것은 따로있다.

 "서저랜드를 좀 봐도 될까요? 확실히 기술실증용으로 한대가 만들어져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알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할 일이 있어서 연구실에남고, 딜런씨가 나의 안내를 맡았다.

 "여기입니다. 조만간 격납고가 될 장소입니다."

 그를 따라 도착한 곳은 아직 빈공간이 많은 커다란 창고였다. 창고의 구석에는 전고 4.5m의 로봇이 직립자세로 서있었다.

 "이쪽이 프로트 타입 서저랜드있습니다. 기술 실증을 위해 만든 것이라 팩트 스피어는 카메라로 대처되어있습니다."

 "오오!"

 서저랜드의 감상에 바쁜 나는 딜런씨의 설명은 한귀로 흘러들으며 감탄사를 흘렸다.

 역시 실물은 다르다! 데이터나 2D영상과 실물은 확연히 차이가 나는 법이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그냥 살펴만 보고 말 생각이었지만, 아무래도 그러지 못할 것 같다.

 "저기. 부주임?"

 "뭡니까. 주임."

 "이거. 타보면 안될까요? 움직여보고 확인해보고 싶은게 몇가지 있는데."

 "주임이 직접 말입니까?"

 솔직히 어린애가 자동차를 운전해보고 싶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소리니 딜런씨가 놀라는 것도 당연하다.

 "조작법은 숙지하고 있습니까?"

 "예. 데이터에 있는 조작 메뉴얼을 작성한 것도 저니까요."

 그러니까 일단 움직일 수는 있다. 어느정도 움직일 수 있는지는 타보지 않으면 모르지만 말이다.

 딜런씨는 잠시 생각하는 듯 싶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설계자인 주임만이 알 수 있는 점도 있겠죠."

 아무래도 딜런씨는 매사에 진지한 사람인 것 같다. 아니면 매사 모든 것을 연구와 관련지어 생각하는 걸지도 모른다.

 잠시 후, 시험제작기인 프로트 타입 서저랜드가 연구소의 테스트 장소로 옮겨졌다.

 이 견구소의 테스트 시설은 상당한 넓이를 자랑하는데 IS의 테스트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하긴 왕립기술연구소이니 마주칠 일은 거의 없겠지만 IS에 대한 연구를 하는 팀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시대는 IS를 연구하지 않으려는 나라가 이상한 시대이니까.

 참고로 나는 안전을 위해서라며 강제로 입혀진 두터운 방호복 때문에 상당히 불편한 상황이다.

 "저기. 부주임. 좀 과도한 것 아닙니까?"

 "무슨 말입니까. 주임은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인물입니다. 안전대비는 철저히 해야합니다."

 으음. 딜런씨는 진지한 사람 확정이다. 뭐랄까 마음속까지 후덥지근해지는 느낌이다.

 서저랜드의 상태와 모니터링 장비의 체크를 끝낸 딜런씨가 내게 USB 메모리와 열쇠를 합친 듯한 물체를 내밀었다.

 흐음. 나이트 메어의 기동키도 그대로 만들었군.

 "기동키입니다. 아무쪼록 조심해주시길."

 "네."

 방호복 때문에 나이트 메어의 위를 기어 오르는 것이 어려우므로 사다리를 이용해 조종석의 시트에 앉자 커버가 닫히고 스크린에 빛이 들어온다.

 기동키를 꼳고 딜런이 알려준 패스워드를 입력하자 OS가 기동한다. OS의 시작화면이 파란화면에 UK라는 문자가 세겨진 것이라는 점이 재미있다.

 "서저랜드. 기동."

 유그드라실 드라이브의 출력상태와 에너지 잔량을 확인하고나서 기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팔다리의 가동상태를 확인. 그러고보니 손이 사람의 손 모양이 아니라 집게로 되어있다.

 가동 테스트가 주류이고 딱히 무장을 테스트 하는 것도 아니니 대충 만든걸까.

 랜드 스피너를 전개하고 그대로 주행을 시작하여 감속과 가속, 긴급정지, 제자리 회전등을 시험해 보았다.

 "잘 움직이는데."

 잘 움직인다. 라기보다 이번이 처음 움직이는 것인데도 어쩐지 조작이 익숙한 느낌이다. 이것은 혹시….

 "시험해볼까."

 키리리리리릭!

 유그드라실 드라이브 출력 상승. 랜드 스피너 전속전개.

 급가속과 급재동을 비롯하여 지상에서 할 수 있는 기동을 모두 시험해본다.

 앵커와 무기 양쪽의 역할을 모두 지닌 슬래쉬 하켄이 있었다면 좀 더 다체로운 기동을 시험해볼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손가락처럼 생략된 것 같다.

 "응. 역시인가." 

 아무래도 나. 이전부터 신체능력도 나이에 비해 높다고 생각했지만 나이트메어 조종에 대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뭐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 기왕 만드는 거. 스스로 잘 다룰 수 있다는 점은 디메리트가 아닌 메리트다.

 그건 그렇고 역시 나이트 메어는 굉장하다. 확실히 4~5세대 정도만 되도 기존의 지상병력은 가볍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IS가 항공전력마저 무력화하는 존재라는 것이 음울한 현실이다.

 "후우."

 처음 멈춰서있던 장소로 돌아온 후, 서저랜드에서 내려와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딜런씨가 모니터링 장치 앞에서 입을 쩍 벌리고 있는게 보였다.

 "부주임. 뭔가 문제라도 있습니까?"

 "굉장합니다! 대단한 조종실력입니다. 주임! 풀가동으로 스팩상의 모든 능력을 끌어낸 것은 주임이 처음입니다!"

 "에에!?"

 아무래도 뭔가 저질러 버린 것 같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동안에 서저랜드를 풀가동해버린 모양이다.

 "저기. 지금까지 저 서저랜드를 조종한 사람은 몇명 정도입니까?"

 "군인과 기사분들을 합해 열명 정도입니다. 참고로 최대로 끌어올린 것은 78%정도였습니다."

 군인은 차차하고 지금 내가 살고있는 영국의 기사라면 각종 병기를 다루는데 능숙함을 요구한다.

 그런 기사가 78%인데 모니터링 기기에 나온 내 수치는 99%. 딜런씨가 풀가동이라고 했으니 1%는 리미터 일까. 

 상당히 미묘한 리미터다….

 "이 정도면 앞으로 주임이 직접 테스트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기사분들은 아무래도 자존심이 높은 분들이 대부분이라 테스트 파일럿을 구하기 힘들었습니다만. 이걸로 걱정거리 하나가 해결돼겠군요."

 여보세요. 좀 전에 핵심인물이 어쩌고 하던 분은 누구입니까?

 아무래도 부주임의 뇌내에서는 내가 테스트 파일럿이 되는 것은 확정인 모양이다.

 뭐, 어쨌든 실물을 탈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로봇은 남자의 로망 아니겠는가.

 그런데, 이게 과로사 플래그인 것은 아니겠지?


3-1화

 결국 그날의 일로 내가 테스트 파일럿으로 확정되었다.

 아직까지는 기사단이 비협조적이라서 테스트 파일럿을 구하기 힘들었다나 뭐래나?

 테스트 파일럿을 겸하게 된 덕분에 강제적으로 체력단련과 무장 테스트를 대비한 사격훈련이 하루 일과에 추가되었다.

 뭐든지 배워서 나쁠 것은 없지만 이래서야 연구원이라기보다 군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는 것이 묘하다.

 프로젝트 로시난테는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프로젝트 로시난테의 1단계 목표는 나이트 메어의 실용화로 서저랜드 자체가 완성된 설계로 제작되어 있기 때문에 기체 쪽은 문제가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실제 전투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톤파와 슬레쉬 하켄 뿐이라는 점이었다.

 애석하게도 내 머릿속에 MVS, VARIS, 하드론입자, 하전입자에 관한 이론은 있지만 무장의 설계도는 없다.

 무장의 개발은 처음부터 하는 것이므로 꽤 시간이 걸릴거라 생각했지만, 다행히 이쪽은 IS용 무장으로 연구하던 것들이 꽤 많이 있어서 그쪽의 데이터를 이용했다.

 덕분에 프로젝트 로시난테가 시작된지 6개월만에 1단계의 막바지에 이르게 되었다.

 개발된 무장은 너클, 랜스, 머신건, 어설트 라이플, 스나이퍼 라이플, 바주카, 장거리 포격용 캐논, 로켓 런처, 미사일 런처 등으로 꽤나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그러고보니 6개월 동안 실기의 테스트를 하면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전투 스타일이 코드 기어스의 인물로 치자면 LOST COLORS의 주인공인 라이 같은 느낌이다.

 라이를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하자면 스자쿠나 싱쿠 클래스의 기량을 가지고 있으며 사격능력과 회피능력이 뛰어나다.

 주된 전투수단은 사격으로 격투는 보통보다 조금 뛰어난 정도. 상대의 공격은 최소한의 움직임만으로 회피하는 스타일이다.

 물론, 나는 아직 어린아이이므로 앞서 나열한 에이스급 괴수들에 비하면 많이 모자르다.

 이야기를 바꿔서, 좀 전에 말한 프로젝트 로시난테의 1단계가 막바지에 대해서 이지만….

 그 막바지의 일환으로 데먼스트레이션을 하게됬다.

 데먼스트레이션의 구체적인 내용은 시가전의 상황에서 나이트 메어 한대로 전차 네대와 헬기 세대를 상대로 모의전을 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나는 지금 노란색으로 도장한 서저랜드의 콕핏에 탑승중이다.

 무장은 슬래쉬 하켄, 스턴 톤파, 스나이퍼 라이플, 바주카이다.

「주임. 준비는 다 됐습니까?」

 "예. 문제 없습니다. 부주임."

 음.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준비완료다.

「주임. 시작됐습니다. 움직여주세요.」
 
 "예."

 대답하면서 펙트 스피어를 전개하자 재개발 예정지가 된 낡은 도시가 훤히 보인다.

 "적기 확인."

 상대방…. 뭐의전이니까 적이라고 칭할까.

 적측은 헬기가 먼저 선행하고 전차들이 후방에서 반원형 대열로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애워싸고 십자포화라도 하려는걸까? 뭐 어떻게 나오든 작전을 변경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파앙!

 적당한 높이와 강도를 지녔을 거라 예상되는 건물의 옥상을 향해 슬래쉬 하켄을 발사하여 고정하고 랜드 스피너와 병행하여 순식간에 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갔다.

 기체의 벨런스를 안정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한쪽 무릎을 꿇고 팩트 스피어를 계속 전개한 상태에서 스나이퍼 라이플로 가장 선두에서 다가오고있는 헬기를 조준한다.

 그다음은 간단하다.

 조준하고 발사. 조준하고 발사. 조준하고 발사.

 어딘가의 보라색 거인을 조종하는 사춘기 소년이 떠오르겠지만 신경쓰지 말자.

 지금의 사격으로 일렬로 날아오던 헬기들이 각각 다른 색갈의 페인트를 뒤집어쓰고 후방으로 되돌아가고있다.

 격추판정되어 전역을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남은 것은 전차들인가."

 지금부터는 나이트 메어의 기동력을 과시해야하므로 스나이퍼 라이플을 내려두고 어깨 뒤에 고정하고있던 바주카를 손에 장비했다.

 건물의 옥상으로부터 뛰어내려 착지한 후, 랜드 스피너를 최대출력으로 전개하여 전차들이 포진한 곳으로 가기위해 사이에 있는 다리 위를 질주한다.

 퍼엉! 퍼엉!

 곧바로 이쪽을 포착한 전차들이 포격을 실시하지만 스포츠카 수준으로 질주하는 나이트 메어를 맞추기는 매우 어려운 일.

 빗나간 탄환들이 다리를 때린다. 실탄을 사용하고 있었다면 아마 다리가 부서졌을 것이다.

 퍼엉!

 다리의 끝자락에 도착하자마 날아온 포탄을 피하기 위해 점프로 도약한 후 슬래쉬 하켄을 건물의 벽에 박아 끌어당김으로서 공중에서 기체를 이동시켰다.

 와이어로도, 앵커로도 사용할 수 있는 슬래쉬 하켄은 나이트 메어에게 있어 무장임과 동시에 훌륭한 이동수단이다.

 주위의 건물들을 차폐물로 삼아 이동하는 도중에 틈틈이 바주카를 발사하여 전차 두대에게 격추판정을 선사하고 거리를 좁히는데 성공했다.

 여기까지 오면 거의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지근거리에서의 전차는 나이트 메어의 적은 아니다.

 키리리릭!

 랜드 스피너를 사용하여 전차포의 포신이 돌아가는 속도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한 다음, 바주카를 발사하여 전차들에게 페인트를 뒤집어 쒸웠다.

 "남은 것은 두대이지만?!"

 감각이 위험을 고했기에 급속 후진으로 자리를 피하자 방금전에 있던 자리에 페인트 포탄이 착탄했다.

 아무래도 남은 전차 두대는 내가 돌진하는 동안에 좀 더 후방으로 물러난 모양이다.

 현생의 내게 해를 끼칠만한 존재를 미리 감지하는 능력이 없었다면 피탄당했을지도?

 "놀라고 있을 때가 아니지!"

 방금전의 포격으로 위치는 파악했다. 하는 것은 좀전과 같이 전차를 향해 돌격하는 것 뿐.

 기동력은 이쪽이 훨씬 위이므로 접근하는 것은 금방이었다. 다만 이번은 바주카를 내던지고 다른 수단을 사용한다.

 양팔의 스턴 톤파를 전개하여 전차의 뒤로돌아 바닥을 내리치고 다음 전차로 이동한 후에는 옆의 건물을 후려쳤다.

 진짜로 공격하여 부술 수는 없으므로 대신 주변을 후려친 것이다.

「주임. 모의전 종료입니다. 돌와오세요.」

 "예."

 돌아가기 전에 전차의 이동을 방해하는 건물의 파편을 치우자 전차안에있던 사람들 중 한명이 밖으로 나와 내쪽을 향해 경례를 하기에 나도 서저랜드의 오른팔을 움직여 마주 경례해주었다.

 그러자 상대방이 곧바로 웃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아무래도 나이트 메어가 맘에 든 모양이다.

 제작자의 입장으로서 맘에 들어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뭐, 반칙으로 만들어낸 것을 자랑할 생각도 없지만서도‥."

 되돌아가는 전차들을 뒤로하고 기분좋게 개발팀이 있는 나이트 메어 수송용 차량으로 돌아왔다.

 "수고하셨습니다. 주임. 뭔가 좋은 일이라도 있었습니까?"

 "예. 뭐, 그보다 군과 기사단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대호평입니다. 조만간 왕실기사단 선두로 육군 쪽에 정식 배치되겠지요."

 이걸로 1단계는 클리어라고 봐도 좋을 것인다.

 "연구소로 돌아가죠. 내일은 2단계를 위한 회의를 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모의전이 끝난 다음날에는 서저랜드의 대량생산이 결정됐다.

 그리고 영국은 데먼스트레이션에서 촬영한 영상과 사쿠라 다이트에 관한 자료를 공개함으로서 나이트 메어의 존재를 전세계에 공표했다.

 이걸로 남성들의 지위상향을 위해 시작한 '타도 IS'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었다.


3-2화

 프로젝트 로시난테 2단계의 목표는 왕실기사단 전용의 신형 나이트 메어 개발이다.

 서저랜드는 군의 기갑부대 쪽에도 배치될 예정이다보니 기사단으로서는 특별한 것을 원하는 모양이다.

 말이 나온 김에 기사와 왕실기사단의 현황에 대해 설명해야겠군.

 이 세계의 영국에서 기사라는 존재는 일종의 엘리트 군인 같은 존재이다.

 기사들은 그들이 살아가는 시대의 가장 강한 무기를 다루어왔다.

 중세에는 검과 창을, 근대에서는 총과 대포를, 현대에서는 전차와 전투기 같은 식으로 말이다.

 전투 혹은 전쟁에서 항상 선두에서서 나라를 수호하고 드높은 명예와 지위를 손에넣은 자들이다보니 귀족보다는 군인에 가까운 것이다.

 왕실기사단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왕 및 왕족이 기거하는 버킹엄 궁전을 비롯하여 수도인 런던의 방위를 담당하는 군사조직이다.

 유서깊은 왕실기사단은 영국 최대의 무력집단이었지만, IS가 등장하면서 대부분이 남성인 기사들의 입장이 난처하게 되었다.

 왕실기사단의 구성원은 대부분 남자들이었는데 인류최강의 병기로 등극한 IS는 여성들 밖에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가장 우수한 기사들로 구성되는 왕족친위대 '로얄 나이츠'는 대부분 IS를 다룰 수 있는 여성 기사들로 교체되었고, IS가 등장할 당시 로얄 나이츠의 대장이었던 남자는 왕실기사단장으로 지위가 내려갔다.

 IS를 다룰 수 없는 남성 기사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고, 여성 기사들의 비율과 지위는 상승중.

 이것이 현제 왕실기사단의 현황이다. 기존의 기사들에게는 애통한 일이다.

 여성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는 해도 왕실기사단의 상층부는 아직 연륜있는 남성기사들이다.

 남성 기사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이 좋게 보일리 없을 터.

 이러한 상황이다보니 나이트 메어는 기사단으로부터 높은 기대를 받고있다. 나이트 메어의 대규모 배치가 완료되면 남성기사들의 입장이 조금은 나아질테니까 말이다.

 남녀의 제한이 없는 나이트 메어는 그들에게 있어 새로운 희망과도 같은 존재이니, 엘리트 의식이 아니더라도 보다 강한 나이트메어를 바라게 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신형 나이트 메어에 관한 것은 이미 정해놓고있었다.

 서저랜드의 발전형인 5세대 나이트 메어 '글로스터'다.
 
 같은 5세대라해도 서저랜드의 발전형인 만큼 훨씬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탑승자의 지위나 능력에 따라 모델이 나눠지는 점과 전신갑옷을 입은 기사 같은 외형에 망토까지 달려잇다는 점은 기사단에게 있어서 딱일 것이다.

 코드 기어스에서도 고위 기사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기도 했고.

 그런고로 오늘은 회의를 통하여 스탭드에게 글로스터의 디자인을 보여주면서 컨셉과 특징을 설명하고 의견을 모으는 중이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저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부주임은 찬성. 이랄까 이사람이 지금까지 내게 이의 같은 것을 제기한 적이 없다.

 "망토에 뭔가 기능 같은 것은 없습니까?"

 매사에 진지함이 부주임에 뒤지지 않는 필립의 질문이다. 뭔가 기대하는 것 같지만 아쉽게도 그런 거 없다.

 "망토는 그냥 장식입니다."

 "방열소재나 절연소재를 사용하면 어떨까요? 약간이라도 보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그러고보니 어딘가의 해적로봇도 망토에 빔을 막는 기능이 있었던 것 같다.
 
 "괜찮네요. 기획서에 추가하겠습니다."

 필립은 이렇게 괜찮은 아이디어를 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상당히 도움이 된다.

 "무장 쪽은 어떻게 합니까?"

 원래 무기개발 쪽에 있떤 죠이는 역시 무장관련 질문인가….

 "규격을 동일화하고 있기 때문에 서저랜드의 것들과 공유가 가능합니다. 굳이 개발해야 한다면 격투전 장비이겠죠. 기동성이 높아진 만큼 격투전을 벌일 일이 많을 테니까요."

 다들 의견을 하나씩 내고 납득하고 있고, 남은 것은 우리 개발팀에서도 가장 덩치가 크고 과묵한 로이이다.

 "로이씨는 뭔가 할 말 없습니까?"

 "‥‥‥."

 로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일단 모두 찬성 쪽이므로 새로 개발하는 것은 글로스터로 확정. 나머지는 각자가 맡은 분야에서 노력하는 일 뿐이다.

 참고로 나의 전문 분야는구동계인 유그드라실 드라이브와 특수 기술분야다.

 "자 그럼, 프로젝트의 2단계는 글로스터의 개발과 커스텀용 장비의 개발이 되겠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스폰서의 기대에 응하도록 하죠."

 라고 힘차게 말했지만, 내가 당장 해야할 일은 기획서의 작성과 작성한 기획서를 소장에게 보이고 심사를 받는 것이다.

 주임이라는 것도 상당히 피곤한 일이다.


4-1화

 소수의 서저랜드가 롤 아웃되고 글로스터의 개발이 시작된지 4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개량형 유그드라실 드라이브를 탑제한 글로스터의 시험제작기 '글로스터T(test)'가 제작되었다.

 참고로 글로스터로서 갖춰진 부분은 유그드라실 드라이브와 몸통뿐이고 나머지 부위와 랜드 스피너는 서저랜드의 것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이걸로 데이터를 모으고 나머지 부위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그리고 글로스터T의 시험가동일 전날. 개량형 유그드라실 드라이브를 체크하고 있는데 부주임이 급하게 나를 찾았다.

 "주임. 잠시 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인데요?"

 "기사단측에서 손님이 오셨습니다만, 아무래도 주임이 직접 만나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으음. 기사단에서 대체 무슨 용무일까?

 어찌된 일이든 간에 손님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으므로 급한 걸음으로 응접실에 도착했다.

 "호오. 이분입니까?"

 문을 열자 군복과 정장을 혼합한 듯한 형태의 새하얀 기사예복을 입은 청년이 일어섰다.

 "나이트 메어 개발 프로젝트의 주임인 라푸아 헤인즈워즈입니다."

 나의 존재는 아직 기밀 취급이지만, 예복의 형태와 장식을 봤을 때 기사단 내에서도 꽤 고위층이니 괜찮을 것이다.

 왕실기사단에서 고의층이니만큼 허용된 보안레벨도 높을 테니까.

 거기에, 기본적으로 기사들은 기사서약으로 나라와 여왕폐하께 충성하고 해가되는 일은 절대 하지 않도록 맹세하고 있기도 하고.

 "저는 하이 나이트이자 왕실기사단장의 부관인 알버트 스탠우드입니다."

 호오. 상급기사에 기사단장의 부관인가. 꽤나 거물이 온 것 같다.

 "그나저나 놀랍군요. 나이트 메어의 개발자인 닥터 헤인즈워즈가 이렇게 어린 레이디이실 줄은 몰랐습니다."

 "‥‥."

 오해받는 것은 이제 익숙해졌다. 지금의 내 외모는 변성기의 조짐이 보이는데도 여전히 제3의성쪽이다.

 이제는 포기했다고나 할지, 방치해둔 머리도 더 길어져서 끈으로 묶고 있으니 오해하지 않는게 이상할 정도다.

 그러니 여자애로 오인했다고 해도 담담하게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 사람의 반응은 어쩐지 속이 니글니글거리고 등골이 오싹한 느낌이다.

 레이디라는 말이 나온 순간에는 나도 모르게 정강이를 걷어찰뻔 했다.

 "유럼스럽게도 전 남자입니다. 스탠우드경."

 말 만으로는 믿지 않을 것이 뻔하므로 신분증까지 제시했다.

 "이런. 실례를 범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군요."

 안돼겠다. 재대로 상대하기에는 이쪽이 입는 정신적 데미지가 너무 크다.

 "스탠우드경. 어떠한 용건으로 찾아오셨는지 가르쳐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이런 잊을 뻔 했군요. 다름이 아니고 이번 신형 나이트 메어의 개발에 협력으로서 기사 한명을 테스트 파일럿으로 파견시키고자 찾아왔습니다."

 "저희야 그래주신다면 감사할 따름입니다만‥."

 기사단 쪽도 관심과 기대를 가지는 만큼 협력적으로 나올 모양이다.

 거기에 서저랜드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나도 이래저래 바쁘므로 테스트 파일럿이 늘어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문제는 어떠한 기사가 오느냐이다. 스탠우드경은 높은 지위와는 다르게 사람 자체가 부드럽고 타인을 존중하는 것 같지만, 이런 기사는 오히려 드믄 축에 들 것이다.

 "어떤 분으로 할지 앞으로 정할 생각이십니까? 아니면 이미 선발이 끝났습니까?"

 "후자입니다. 이것이 저희가 뽑은 기사의 프로필입니다."

 스탠우드경이 건내온 서류뭉치를 받아들고 신상명세 쪽부터 살펴봤다.

 이름은 리리아 오웬. 왠지 여자같은 이름이다.

 나이는 16세이고 평기사 2년차. 기사치고는 꽤, 아니 매우 어리다.

 성별은….

 "어?"

 여성이라고?!

 "왜 그러십니까, 헤인즈워즈 박사? 안색이 안좋습니다만."

 "아, 아니요. 그보다 여성기사인 것 같습니다만?"

 "예. 여성입니다. 제작년에 기사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최연소로 기사서임을 받은 우수한 기사이죠."

 그 점은 나이를 보면 알 수 있다. 보통 기사학교 출신이라해도 기사서임을 받고 정식기사가 되는 것은 17세 정도다.

 어지간한 상승코스를 타지 않는 한 14세에 기사서임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내가 의문시 하는 부분은 따로있다.

 "어쩨서 여성기사가 나이트 메어의 테스트 파일럿으로 선발된 겁니까? 이 정도로 우수하다면 보통은 IS쪽으로 갈 텐데요?"

 "예. 오웬경은 본래 기사단 내의 IS부대나 일본의 IS학원 쪽으로 갈 예정이었습니다만, 적성검사 결과가 낮아서 기갑병과 쪽으로 내려갔었죠."

 "으음. 그런 겁니까‥."

 IS코어는 전세계를 통틀어 460여개 정도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을 세계각국이 나눠가진 덕에 한 국가가 보유하는 IS의 수가 한정되다보니 파일럿으로는 보다 우수한 사람을 선별하게 돼었다.

 압사지원에서 채용인원은 한자리 수인데 지원자는 백단위인 경우같다고나 할까.

 축구로치면 구단의 선수는 3군을 넘어 5군까지 짤 정도로 많은데 정직 경기에 나갈 수있는 선수는 11명 정도 밖에 없는 것이다.

 거기에 여성이 IS를 움직일 수 있다고는 해도 모든 여성이 높은 적성을 지닌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스스로의 신체처럼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움직이는게 고작인 사람도 있는 것이다.

 교육용으로서 상당한 수의 IS코어를 보유한 IS학원조차도 적성이 낮은 학생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리리아 오웬이라는 소녀는 애석하게도 능력은 우수해도 IS 적성이 매우 낮았을 것이다.

 애석한 일이긴 하지만 나는 여자를 동정하지 않는다.

 여자는 젊을 수록, 아름다울 수록, 그리고 똑똑할수록 무서운 존재이다.

 외모는 제처두고 최악의 요소가 두가지나 있다. 나보다 연상이며 여성기사일테니 필시 기가 셀것이다.

 그런 여자와 매일 얼굴을 맞대는 것은 사양하고싶다.

 "하지만 저희가 필요로 하는 것은 기사로서의 우수함이 아니라 나이트 메어 조종능력과 적응성입니다. 다른 사람을 찾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부분은 문제 없습니다. 오웬경은 기사단 내에서 단장님 다음으로 나이트 메어를 잘 다루고 있습니다. 적응력 자체도 높죠. 그녀를 선별한 것도 단장님입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요…."

 실력이 입증되어있고 보증인이 로얄 나이츠를 제외한 모든 기사들을 통괄하는 나이트 리더, 즉 기사단장이라면 어떻게 거절할 건덕지가 없다.

 더이상 거절하는 것은 스탠우드경과 기사단장에 대한 실례이니 어쩔 수 없다.

 저쪽은 열의를 담아 협력하기 위해 우수한 인재를 뽑은 것이지만 그 인재가 여자인 이상 내게는 울며 겨자먹기일 뿐이다.

 "알겠습니다. 오웬경을 테스트 파일럿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기사단의 협력에 감사를 표합니다."

 "이쪽이야말로. 그럼 오늘 돌아가는데로 인사발령의 수속을 마쳐놓도록 하겠습니다. 아마도 내일 쯤이면 오웬경이 이쪽으로 올 겁니다. 그럼 저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나와 악수를 나눈 스탠우드경은 고개를 한번 숙인 후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 


4-2화

 다음 날. 나는 서류의 정리와 보고서등을 확인하고 있었다.

 글로스터T의 시험가동은 연기했다. 새로운 테스트 파일럿이 오는 김에 서저랜드의 것과는 다른 타입의 콕핏을 시험해볼 생각이기 때문이다.

 나이트 메어의 콕핏은 세가지 형태가 있다.

 브리타니아제 나이트 메어의 시트형과 흑의 기사단용 나이트 메어의 바이크형. 그리고 특수형식으로 복좌 시트형과 키보드 패널 부착형이 있다.

 이번에 시험해볼 생각으로 어제부터 급히 제작에 들어간 것은 바이크형 콕핏이다.

 서저랜드나 글로스터는 브리타니아제로서 시트형 콕핏을 사용하지만 조금 손을 보면 바이크형을 사용하지 못할 것도 없다.

 다만, 차지하는 부피에 차이가 있어서 콕핏이 위치한 나이트 메어의 배면 부분이 조금 달라지므로 전용의 커버도 제작해야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나의 새로운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 오웬경은 오후 일과가 시작될 쯤에 연구실에 도착했다.

 "실례합니다. 금일부터 나이트 메어 개발부로 파견된 평기사 리리아 오웬이라고 합니다."

 정중하면서도 힘찬 목소리로 말하는 리리아 오웬을 본 순간 나는 자동반사적인 뒷걸음질로 그녀로부터 최대한 거리를 벌렸다.

 그녀는 뒷머리를 머리망으로 깔끔하게 정리한 금발벽안의 미인이었다.

 나이로 보면 소녀이지만, 그녀의 성숙한 모습은 소녀라기보다 미인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평범한 남자라면 기뻐할만한 일일 것이다. 실제 예로서 죠이가 휘파람을 불며 환호하고 있다.

 하지만 내게 있어서는 최악이다.

 내게 있어서 여자는 믿을 수 없는 존재다. 외모와 태도가 좋을 수록 속으로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는 종족이다.

 "헤인즈워즈 박사님은 어느 분입니까? 먼저 전해드릴 것이 있습니다만."

 내가 반응이 없자 다들 내쪽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오웬경도 그 시선들을 따라 내쪽을 바라봤다.

 "어린애?"

 오웬경이 내게 이상하다는 듯한 시선을 보낸다. 이런 곳에 어린애가 있으면 확실히 이상할 것이다.

 "실례합니다. 박사님의 가족이십니까?"

 "으으으…."

 뭐라 대답을 해야하는데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오웬경이 가까이 다가올 수록 몸이 점점 굳어져가고, 속이 매스꺼워져간다.

 "안색이 창백합니다만, 괜찮습니까?"

 덥석.

 "끄악!"

 탁!

 갑자기 어깨를 잡힌 탓에 놀란 나머지 오웬경의 팔을 밀쳐버렸다.

 거의 반사적으로 한 행동이다보니 스스로 해놓고도 놀라서 금방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 저…."

 "제가 실례를 저지른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오웬경은 어버버거리는 나와는 달리, 곧바로 고개를 숙이며 내게 사과했다.

 일단 신경질적인 성격은 아닌 것 같아 다행이다.

 "저야말로 놀래켜서 죄송합니다. 다른 사람이 몸에 손대는 것은 좋아하지 않아서요…."

 내가 여성불신이라는 것을 밝힐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일단은 감춰두기로 했다.

 아주 큰 장점이나 아주 큰 단점은 가능한한 감춰두는 것이 좋은 것이다.

 "그리고, 제가 나이트 메어 개발 프로젝트의 주임인 라푸아 헤인즈워즈입니다."

 오웬경은 내가 자기 소개를 하자 놀랐는지 눈을 크게 떴다. 너무나도 자주 본 반응이라 질릴 것 같다.

 "놀랐습니다. 헤인즈워즈 박사님이 어린 소‥, 소년일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중간에 소녀라고 말하려다 정정한 것은 신경쓰지 않기로 하자. 오히려 정정한 점은 기특한 일이다.

 집 근처에 있는 거리나 상점가의 사람들은 나를 끝까지 여자애취급했으니 말이다.

 "스탠우드경에게 듣지 못했습니까?"

 "예. 의외로 장난을 좋아하시는 분이라서 절 놀리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죠."

 그런 사람이 부관인 기사단장은 괜찮은 걸까?

 "그보다 제게 전할 것이 있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만."

 "예. 이것입니다."

 행여나 손이 맞닿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조심 서류 봉투를 받아들어 내용물을 확인해봤다.

 "명예 기사 임명장?"

 "예. 단장님의 헤인즈워즈 박사님에 대한 배려입니다."

 명예 기사는 정식적인 기사서임을 받은 것이 아니므로 국가적인 혜택도 없고 그에 따른 의무도 없지만, 기사단에서 평기사와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확실히 명예 기사의 임명 권한은 왕실기사단장이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주로 공을 세운 일반 군인에게 주는 것이지만‥.

 연구소에서만 지내는 내게는 그다지 필요 없는 것이다.

 혹시 어제 나를 본 스탠우드경이 내가 무시당할지도 모르기에 준비한 것인지도 모른다.

 "본래라면 단장님이 직접 전달하시거나 부관인 스탠우드경이 전달해야하는 것입니다만, 단장님은 바쁘시고, 오늘 아침에 임명건이 승인된 터라 스탠우드경이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내 예측이 맞는 것 같다.

 "아무쪼록 헤인즈워즈'경'께서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아. 예."

 경이라는 칭호를 붙이는 것을 보니 임명장을 받아들지마자 기사로 취급인 모양이다.

 "헤인즈워즈경. 한가지 알고 싶은게 있습니다만‥."
  
 "예? 뭡니까?"

 오웬경은 나의 반문에 잠시 주저하더니, 조금 머뭇거리는 느낌으로 대답했다.

 "그, 육군의 기갑부대와 모의전을 벌였던 노란 서저랜드의 파일럿에 대해서입니다만."

 으음. 외견만 봐서는 쿨한 누님계 같은데 알맹이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경계도를 좀 낮춰도 될지도.

 "그러고보면 그날 밝혔던 것은 개발자인 제 이름뿐이었네요." 
 
 그 때의 파일럿이 나라는 것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웬경이 테스트 파일럿을 하는 이상, 어차피 알게 될테니 가르쳐줘도 될 것이다.

 "그 파일럿이라면 접니다만?"

 "예?!"

 오웬경은 매우 놀랐는지 벙찐 표정을 지었다. 이사람. 생각보다 표정이 풍부하다.

 "그, 알려주실 수 없을 정도로 기밀에 해당하는 인물입니까?"

 "‥‥."

 이 여자…. 경계할 필요가 있는지를 심히 고민하게 만들 정도로 얼빠진 걸지도 모르겠다.

 기밀에 해당하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아무래도 믿게 만들려면 시간과 수고가 좀 걸릴 것 같다.


4-3화

 아무리 말해도 믿어줄 것 같지 않으므로 실기대련으로 입증하기로 했다.

 믿어주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적당히 현실을 인정해라!'라고 소리치고 싶어질 정도로 계속해서 물고늘어지는터라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고나 할까.

 사용할 기체는 내쪽이 생략했던 부분들을 개수한 프로트 타입 서저랜드, 오웬경 쪽이 예의 노란색 서전랜드로, 규칙은 양측 모두 격투장비만 허용이다.

 프로트 타입이라고는 해도 개수가 되어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성능은 동일한 상황이니 파일럿의 실력에 따라 승패가 갈리게된다.

 격투전으로 정한 것에느 이유가 있다. 나이트 메어 조종에 있어 파일럿의 기량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부분은 격투전이기 떄문이다.

 팔을 휘두르는 것은 쉽지만 그것을 재대로 맞추기 위한 자세제어나 기동은 어려우니까.

 룰이 격투전 장비만 허용이다보니 양쪽 다 사용하는 무기는 슬래쉬 하켄과 렌스뿐.

 페인트탄 같은 수단이 없는 격투전은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기체가 손상되게 되어있지만 그 쪽은 손을 써두었다.

 'KMF간의 격투전 데이터 수집'이라는 명목아래 행하는 테스트의 일환으로 보고해두었고, 이후에는 글로스터T를 이용한 테스트들 뿐이라 대파만 아니라면 상관없다.

 "많이도 모여있네."

 대결을 벌이는 장소는 테스트 때마다 사용하는 연습장인데, 나이트 메어 vs 나이트 메어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다보니 연습장 주변은 구경꾼들로 가득 차 있다.

 우리쪽 스탭들이야 데이터 수집으로 와있다지만, 다른 쪽 사람들은 일안하고 여기 있어도 괜찮은 걸까?

 [양쪽 모두 시작해주세요.]

 부주임의 통신이 시작을 알리자마자 오웬경이 이쪽을 향해 돌진해왔다.

 시작부터 선공에 렌스 차지라. 얕보고 있는 걸까?

 우선은 집중하여 상대방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주시한다.

 다음은 렌스가 이쪽을 찔러오는 타이밍에 옆으로 슬쩍 움직여서 피하고, 랜드 스피너를 이용한 제자리 회전을 응용하여 렌스로 상대방의 등을 후려쳤다.

 콰아앙!

 오웬경의 서저랜드는 콕핏 쪽에 충격을 받으면서 앞으로 엎어지려 했지만, 랜드 스피너를 이용한 가속과 회전으로 자세를 고쳐잡았다.

 콕핏이 요동치고 균형이 무너진 상황에서 기체의 자세를 되돌린 것이다.

 과연. 우수하다는 스탠우드경의 말은 사실인 모양이다.

 파아앙!

 이번엔 이쪽에서 하켄을 발사. 어깨와 몸통을 노린 것이었지만 둘 다 렌스에 막혀 튕겨졌다.

 그리고 오웬경은 하켄을 방어한 것에 그치지않고 이쪽의 틈을 노리고 하켄을 발해왔다.

 하나만 발사한 것을 보면 이쪽이 회피할 때를 대비하고 있는 것 같지만.

 "회피할 생각도, 그럴 필요도 없지!"

 날아오는 하켄과 상대방의 몸체가 일직선이 되는 지점을 향해 렌스를 투척하고 이어서 하켄을 모두 날린다.

 투척된 렌스가 하켄을 튕겨버리고 상대방의 몸통을 노리지만, 가로막는 렌스의 몸체에 튕겨져버린다.

 허나. 거기까지는 계산 내이다.

 렌스의 뒤를 이어날아간 이쪽의 하켄이 오웬경의 렌스를 휘감았다.

 "걸렸다!"

 하켄을 되감아 렌스를 강탈하려 했지만 저쪽도 뺏기지 않기 위해 버틴다.

 허나 힘겨루기가 계속되면 저쪽에서 하켄을 사용할 수도 잇으므로 그대로 전속력으로 돌진!

 자유로운 양손을 이용하여 연속펀치를 가한다.

 너클도, 톤파도 없는 맨주먹이므로 큰 데미지는 줄 수 없지만, 딱히 때려부수는게 목적인 것도 아니며 실전에선 공격력이 다가 아니다.

 콰앙! 쾅! 콰앙! 콰강!

 레프트. 라이트. 레프트. 라이프. 마무리로 어퍼!

 마지막에 어퍼를 먹인 순간, 오웬경의 서저랜드는 연속된 충격에 뒤로 쓰러져버렸다.

 덤으로 렌스를 붙잡아 강탈하는데 성공. 빼앗은 렌스를 고쳐쥐고 서져랜드의 몸통을 향해 겨누었다.

 다 이긴거나 다름없지만 방심은 금물인 법. 하켄이 날아올 수도 있으므로 주의한다.

「졌습니다.」

 전투 내내 한마디도 없던 오웬경의 한마디. 그것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었다.

 발버둥쳐서 승리의 가능성을 노리는 것보다 깔끔한 패배를 택한 것일까? 그렇다면 매우 기사답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전자가 좋지만, 후자도 나쁘지는 않다.

 으음. 그나저나 이긴 것은 좋은데 이걸로 원한 같은 것을 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개운치 못한 느낌으로 서저랜드에서 내려와 오웬경의 서저랜드 쪽을 본 순간. 나는 그대로 굳어졌다.

 오웬경이 무서운 속도로 이쪽을 향해 달려온 것이다.

 "히!"

 덥석!

 나도 모르게 '히익!'이라는 꼴산운 비명을 지를 뻔 했지만, 갑작스럽게 양 손을 붙잡혀서 그마저도 중단되었다.

 "대단합니다. 헤인즈워즈경! 기동만이 아니라 격투전까지 능할 줄은 몰랐습니다!"

 "‥‥."

 대답을 하고 싶지만, 전신이 마비되어 대답을 할 수 없다. 제발 놔 줘!

 나의 오른손을 붙잡은 오웬경의 양손은 힘이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기사로서 단련하고 있기 때문인지 힘도 세서 손이 얼얼하다.

 "핫!"

 이제서야 내 안색이 푸르게 변한 것을 확인한 오웬경이 횡급히 손을 땠다.

 이 반응을 봐서는 믿어주는 것 같지만, 어째 이후가 귀찮을 것 같다.


5-1화

 왕실기사단의 평기사 '리리아 오웬'경이 새로운 테스트 파일럿으로서 파견온지 일주일이 지났다.

 오늘은 미뤄졌던 글로스터T의 시험가동일을 하는 날이다. 덤으로 이번 시험가동에는 신종 콕핏의 테스트도 겸하고 있다.

 시험가동이 일주일이나 미뤄진 이유가 이 신종 콕핏 때문이다.

 서저랜드의 콕핏 블록을 들여와서 내부와 조종간을 바이크형으로 개조하는데 나흘, OS를 변경하고 글로스터T를 새로운 콕핏에 맞춰서 조정하는데 사흘이 걸렸던 것이다.

 급조로 만든 탓에 외형은 그대로다보니 겉모습에는 차이가 없다. 참고로 현제 글로스터T에는 오웬경이 탑승하여 대기중이다.

 으음. 그러고보니 지난번에 오웬경이 끈덕지게 테스트 파일럿인 나에 대해 알아내려한 이유가 무엇인지 신경쓰일 것이다.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고 모의전 때 보인 기동을 본 이후로 나이트 메어 조종에 대한 가르침을 받고 싶었다고 한다.

 아직 기사단 내에서 그 정도 기동을 할 수 있는 것은 기사단장 뿐이라나?

 나이트 메어가 정식배치되기 시작한지 1년이 체 안됐고, 제대로된 훈련체계가 갖춰지지 않았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상황에서 1년동안 나이트 메어를 다뤄온 나와 동등한 기동을 해내는 기사단장은 얼마나 괴물인 걸까?

 뭐, 어찌되었든 지금은 글로스터T의 테스트에 신경써야할 때다.

 "오웬경. 새로운 콕핏은 어떻습니까?"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묘하네요.」

 확실히 타는 자세가 다르니 묘한 느낌이겠지만 조종간으로 팔을 움직이고 패달을 이용하여 다리를 움직이는 것은 같다.

 그보다, 지금 파일럿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콕핏 내부에 설치한 무선 카메라를 통해 매우 신경쓰이는 것이 보이고있다.

 "오웬경. 한가지 질문해도 좋을까요?"

「뭡니까? 헤인즈워즈경.」
 
 "그 파일럿 슈츠는 뭡니까?"

 그 묘한 것이란 바로 오웬경이 입고있는 파일럿 슈츠다. 이게 전투기용 G슈트나 라이더 슈츠 같은 것이라면 그렇게 묘하게 느끼지도 않을 것이다.

 지금 오웬경이 입고있는 슈츠가 코드 기어스의, 그것도 브리타니아의 쓸데 없이 노출도가 많은 여성용 파일럿 슈츠의 형태를 하고있다는 점이다.

「이건 IS용 슈츠 제작회사에서 만든 나이트 메어 파일럿 슈츠의 시작품입니다.」

 "‥‥‥."

 어디에 딴죽을 걸어야 하는 것일까.

 수영복 같이 생긴 주제에 나름대로 기능적이라 우기는 IS 슈츠 쪽일까. 아니면 파일럿을 보호하는 기능은 무시하고 통풍성과 노출도에만 신경쓴 것 같은 브리타니아식 파일럿 슈츠 쪽일까.

 슈트로 인해 가려지는 면적은 IS 슈츠보다 브리타니아식 파일럿 슈츠가 더 높긴 하지만, 극심한 노출보다 미묘한 노출이 더 자극적으로 보인다고도 하고….

 뭐. 입고있는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도 태연하니 문제 없나.

 어라? 그러면 이상하게 여기는 내 쪽이 문제가 있는건가?

「헤인즈워즈경. 슬슬 시작해도 괜찮겠습니까?」

 "아‥. 네. 지금 부로 글로스터T의 초기기동에 들어갑니다."

「알겠습니다. 글로스터T 기동합니다.」

 "코어 루미너스 상정치 도달."

 "유그드라실 드라이브 안정."

 "에너지 필러 소모량 상정 내입니다."

 개량형 유그드라실 드라이브 쪽은 미리 10시간 정도 아이들링으로 안정 테스트를 거쳤기 때문에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이다.

 아직까지 고체형 사쿠라 다이트를 가공하여 사용하는 유그드라실 드라이브는 위험성이 적은 축에 든다.

 7세대 나이트 메어 이상에서 쓰이는 유그드라실 드라이브에 사용되는 액화 사쿠라 다이트는 고체형보다 불안정해서 폭발할 위험성이 훨씬 높으니까 말이다.

 "이어서 기동 테스트에 들어갑니다. 오웬경. 20분간 보행이동을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글로스터T가 땅울 울리며 천천히 보행을 시작한다.

 "유그드라실 드라이브 출력 안정. 문제 없습니다."

 "파일럿의 바이탈 상태 이상없음. 스트레스도 미미합니다."

 20분을 걸어도 괜찮은 것을 보면 보행에도 문제가 없는 것 같다.

 "오웬경. 다음은 주행 테스트입니다. 랜드 스피너를 사용해서 저속으로 10분. 고속으로 10분. 최대속도로 5분간 주행해주세요."

「알겠습니다.」

 글로스터T가 랜드 스피너를 전개하고 그대로 걷는 것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주행하다가 점차 속도를 올려간다.

 "부주임. 개량형 유그드라실 드라이브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예. 확실히 기존의 것보다 출력이 높습니다. 다만 에너지 필러의 소모량도 조금 늘어난 것이 흠이군요."

 '마이너 체인지'란게 원래 그런 것이다. 어느 한부분을 희생하여 다른 부분을 끌어올린 파생형 같은 것이니까.

 "뭐, 고성능을 목표로하면 희생하는 요소가 생기기마련이니까요."

 거기에 글로스터는 왕실기사단용으로 개발중인 물건이다.

 왕실기사단이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런던과 버킹엄궁전의 방어이므로 런던 각지에 보급시설을 갖추면 문제 없을 것이다.

 시험장을 종횡무진 누비는 글로스터T가 최대 속도로 주행하기 시작한다.

 유그드라실 드라이브의 출력이 오른만큼, 같은 서저랜드의 랜드 스피너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최대속도가 서저랜드를 상회하고 있다.

 "글로스터T 각부 이상없습니다."

 "코어 루미너스 이상없음. 유그드라실 드라이브 안정상태 지속 확인."

 유그드라실 드라이브와 기체의 상태도 문제 없으니 시험가동은 이미 성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은 것은 상승한 출력에 맞춰서 재설계한 팔다리와 랜드 스피너를 만들면 글로스터는 완성될 것이다.

 "오웬경. 글로스터T에 대한 소감은 어떻습니까?"

「세단을 몰다가 SUV를 모는 느낌입니다.」

 어쩐지 남자가 할 법한 비유다. 요컨데 파워가 늘어났다는 것이겠지.

 "조종 시스템은 어떤가요?"

「개인적으로는 이쪽이 제게 맞는 것 같습니다만, 글로스터는 모두 이 방식을 체용하는 겁니까?」 

 "아뇨. 지금 시험하고있는 방식은 취향에 따라 선택하게 하기 위함이랄까요."

 신체를 움직이는 것 처럼 의사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IS에 비하여 나이트 메어의 조작은 조종간과 패달을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매우 난해한 편이다.

 조금이라도 적응성을 높이려면 두가지 조종 시스템을 준비하고 당사자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오늘의 가동시험은 여기까지로 하겠습니다. 각자 글로스터T의 체크한 후 보고서를 작성해주세요."

 나도 개량형 유그드라실 드라이브에 관한 데이터를 챙긴다. 보고서를 써야하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보고서를 써야하기 전에 해야할 일이 있다.

 오웬경과 디브리핑을 하는 것이다. 실험 도중에 문답을 주고받긴 했어도 좀 더 자세하게 물어서 기록하고 개선점을 찾는 것이다.

 문제는 이게 내게있어서 가장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여자와의 일대일 면담은 고문이니까.

 그렇다 해도 일이므로 해야 한다. 궁여지책으로 1m이내로 접근금지라는 규칙을 정하고 있긴 하지만.

 훈련이나 나이트 메어 조종에 대한 얘기가 되면 불타오르며 스킨쉽을 아끼지 않는 우리 기사님은 마구 거리를 좁혀 오므로 곤란하다.

 "익숙해지는 수 밖에 방법이 없나‥."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손해를 줄이고 이익을 늘리는 수 밖에 없다.

 글로스터를 개발로 오웬경과 함께하는 동안 여성에대한 거부증상이 조금이나마 완화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5-2화


 글로스터T의 가동시험 이후로 약 8개월의 시간이 흘러 글로스터의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완성의 단계에 이르렀다.

 서저랜드 때와는 달리 글로스터용 랜드 스피너와 팔다리, 두부의 팩트 스피어의 개발은 우리 개발팀에게 맡겼기에 목표로 한 스팩에 도달하기까지 한참을 걸릴거라 예상했지만 왠걸?

 IS라는 초과학의 결정체를 접한 세계이기 때문인지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었던 것이다.

 글로스터T가 만들어진 시점에서 뼈대인 프레임과 심장이라 할 수 있는 개량형 유그드라실 드라이브가 갖춰져있었던 덕도 컸을 테지만 우리 개발팀의 능력이 우수한 것은 변치 않는다.

 개발과정에서 글로스터T는 점차 글로스터로 개조돼었고, 전투 데이터 수집을 위해 상대역으로서 한대가 더 만들어졌다. 물론 파일럿은 나다.

 덤으로 오웬경이 사용하는 것은 글로스터T를 개수한 것이므로 바이크형 콕핏이고, 내가 사용하는 것은 신조에 기존의 시트형 콕핏이다.

 이렇듯, 프로젝트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오웬경도 고지식하면서도 온화한 반응이 대부분인지라 걱정했던 것 만큼 대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다.

 물론, 이렇게 방심시키고 뒤통수를 치는 것이 여자들의 특성이므로 끝까지 경계를 늦추지는 않고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늘의 나는 조금 불편한 상황에 놓여있다.

 지금 내가 어떠한 상황이냐 하면, 왕실기사단 주최의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오웬경과 함께 기사단에서 보내온 차에 승차중이다.

 이번 파티는 글로스터의 피로연을 겸하고 있기도 해서 내게도 초대장이 날라온 것이다. 그것도 기사단장의 이름으로 말이다.

 기사단장은 군의 최상층부에 속하는 인물이며, 그런 고관직의 인물의 초대장을 무시할 수는 없으니 '불참'이라는 선택지는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

 또한, 내게 여러가지로 편의를 봐주는 사람인 만큼 이번 기회에 직접 찾아뵈어 인사를 해둘 필요도 있는 것이다.

 아무튼, 파티에 참석하는 것이니만큼 오웬경은 노란색의 파티 드레스 차림이고 나는 흰색의 블레이저 슈트 차림이다.

 여자와 둘이서 차의 뒷자석에 나란히 앉아있는 점에서 약간의 스트레스와 거북함이 느껴지지만 참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내가 절망한 것은 남성용은 뭘입어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과 파티복을 준비하면서 재확인한 나의 생김세다.

 어렸을 떄는 눈치채지 못하고 13세야 깨달은 사실. 그것은 내가 어떤 캐릭터와 닮아있었던 것이다.

 나는 멋을 부리는 것에도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기에 거울은 그다지 보지 않고 살아왔었다.

 내가 누군가를 닮았음을 깨닫는 것이 늦은 것도 그때문이었을 것이다.

 파티에 참석하는 이상 어느정도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꾸밀 필요가 있으므로 거울 앞에 서서 어떻게든 머리를 정리하던 때였다.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머리를 정수리 부분에서 한묶음으로 모으다가 모은 머리체가 양갈래로 나눠진 순간.

 거울의 내 모습과 어떤 소녀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아냐 알스트레임.

 브리타니아 황제 직속의 기사 12명으로 구성된 '나이트 오브 라운즈'에서 '나이트 오브 식스'인 소녀.

 나의 외모는 머리모양을 동일하게 했을 경우, 색갈만 다른 아냐였던 것이다.

 그러고보면 아냐는 분류하자면 무표정의 쿨계열 빈유 캐릭터이고 라운즈 복장은 반바지였다.

 아냐의 어린이 시절의 모습은 잘 기억하고 있지 않았던 탓에 13세가 된 지금에서야 알아볼 수 있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지금의 나는 아냐에 남자용 블레이저 슈트를 입힌 것과 같은 것으로 어떻게 봐도 남장소녀다.

 "후우‥."

 "긴장됍니까?"

 내가 파티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 긴장하고 있다고 생각한 걸까?

 한숨을 내쉬자마자 오웬경이 내쪽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긴 머리를 풀고있는 만큼 평상시보다 매력적이라 할 수있으나, 그건 다른 사람에 한해서일뿐.

 내쪽에서 보면 소름이 돋을 뿐이다.

 그래도 그녀의 짐작이 완전히 빗나간 것은 아니다.

 파티 때문에 긴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보통 사람들과는 세세한 부분이 좀 다를 뿐이다.

 "오웬경. 파티에 참석하는 여성분들의 수는 대략 어느 정도입니까?"

 "그게 문제입니까?"

 오웬경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내게는 이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나는 나이트 메어의 개발자인 만큼 나름대로 유명인이다.

 파티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군관계자가 대부분인 만큼, 얼굴도장이라도 찍자는 생각으로 접근해오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 중에는 여자도 있을 것이므로 미리 인원수를 상정해두고 각오를 해둬야 한다.

 "제가 아는 한, 이번 파티에는 나이트 메어 부대 사람들과 관계자들만 참석하는 만큼 여성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겁니다."

 그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그러고보면 나이트 메어 파일럿 중에 여성은 몇명이나 될까?

 "여성 나이트 메어 파일럿은 몇분이나 됩니까?"

 "저까지 포함해서 열명 정도입니다."

 흐음.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녀의 말대로 여성에 대한 걱정은 기우일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다 문득 한가지 생각이 떠올렸다.

 "오웬경. 저의 에스코트는 필요합니까?"

 나는 저쪽 측에가면 기사취급을 받게 된다.

 이 세계의 기사도에도 '레이디 퍼스트'같은 부분이 있고, 기사임과 동시에 신사인 만큼 여성을 에스코트하는 것이 예의이다.

 16세의 소녀를 13세의 아이가 에스코트 하는 것은 영 모양세가 안나는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품위와 체면을 생각하면 아무리 여성이 꺼림찍하다해도 해야하는 것이다.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엄연히 기사이니까요."

 "그렇습니까?"

 기뻐하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되어 고개를 돌려 몰래 안도했다.

 "하지만, 헤인즈워즈경에게 에스코트를 받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네요."

 오웬경의 중얼거림에 놀라서 뒤돌아보자 오웬경은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으면서 한마디를 덧붙였다.

 "농담입니다."

 농담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눈치를 봐서는 농담이 아닌 것 같다.

 아마도 차에서 먼저 내리게 만든 다음 에스코트 해달라고 손을 내밀 것이다.

 "허나,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거봐라. 생각하기가 무섭게 부끄러운 척하면서 말하고 있지 않은가!

 "어쩔 수 없군요. 해드리죠." 

 이러니까 여자들은 믿을 수 없는 것이다.


5-3화

 도착한 파티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와있었다.

 왕실기사단의 규모는 대대급이니 나이트 메어 관계자만 추려내도 상당한 수를 자랑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파티장이 거대하다고는 해도 삼백명이 넘는 사람이 있는 만큼 상당히 복잡한 느낌이다.

 그래도 여자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숨통은 트이고 있다.

 "이거, 구석에 쳐박혀 있으면 아무도 모르겠군요."

 "예. 이전에는 불참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이번은 헤인즈워즈경 때문에 참석 인원이 더 늘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기사단 내에서는 나를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오웬경 같은 이유인가, 아니면 정치적인 이유인가는 모르겠지만.

 어느쪽이든 이사람 저사람에게 얼굴을 팔 생각은 없지만 말이다.

 "오웬경. 기사단장님께 안내해 주시겠습니까? 더 복잡하기 전에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요."

 "예. 마침 저쪽에 계시군요."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오웬경은 갈색머리의 장년기의 남성 앞에 멈춰서더니. 간단한 말을 주고받은 후에 나를 그의 앞으로 안내했다.

 일단 이쪽이 먼저 인사를 하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

 "처음 뵙겠습니다. 기사단장님. 저는 나이트 메어의 개발자이자 명예 기사인 라푸아 헤인즈워즈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네. 헤인즈워즈경. 나는 왕실기사단의 단장을 맡고있는 알렉스 윌리엄이라고 하네."

 윌리엄경이 손을 내밀어왔기에 마주잡고 악수를 나눴다.

 처음 대면한 기사단장님의 인상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새하얀 백사자'다.

 거구의 탄탄한 근육질 몸매에 올백으로 넘긴 갈색머리에 새하얀 옷이 어울리자 한마리의 백사자 같은 느김이다.

 지금 잡고 있는 손도 내 손이 쏙 들어가버려서 깜짝 놀랐다.

 대대급의 기사들을 인솔하는 기사단장 다운 위압감이다.

 "여러가지로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윌리엄경."

 "아닐세. 감사해야하는 쪽은 오히려 이쪽이지. 자네가 나이트 메어를 개발해준 덕에 이쪽도 살아나고 있으니까 말일세."

 "아하하. 부끄럽네요. 그런데 부관인 스탠우드경은 어디가고 혼자 계십니까?"

 "그녀석이라면 저쪽이네."

 윌리엄경이 눈짓으로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니, 아가씨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는 스탠우드경이 보였다. 이미지대로 바람둥이인 걸까.

 "신경쓰지 말게나. 저래도 일은 재대로 하는 녀석이니까. 아무쪼록 이번 파티를 즐겨주기 바라네."

 "예. 그럼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단장님과의 대면 후로는 나의 정체는 가급적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한 후, 적당히 돌아다니다가 휴식을 위해 발코니로 나왔다.

 오웬경은 도중에 일부러 때어놓았다. 오웬경 같은 미녀가 계속 옆에 붙어다니면 눈에 띄니까.

 실제로 몇몇은 곁눈질로 바라보면서 소곤소곤거렸고 말이다.

 "후우우."

 차가운 바깥 공기를 들이마시던 도중, 누군가 발코니 쪽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대가 라푸아 헤인즈워즈인가?"

 "당신은‥."

 발코니의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이 말을 걸어왔기에 뒤돌아본 순간, 나는 그대로 굳어져버렸다.

 이 파티장의 그 누구보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하는 붉은 드레스의 금발미녀.

 그녀가 누구인가는 그녀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영국인으로서 그녀를 모른다고 한다면 간첩인지를 의심해야할 것이다.

 제2왕녀 엘리사 윈저.

 문무양도에 재색겸비는 물론이고 뛰어난 카리스마까지 갖춘 인물로서 여왕 폐하의 전권대리를 맡고있다.

 요컨데 이나라에서 두번째로 높은 분이시다.

 참고로 문무양도라는 부분이지만, 그녀는 정치적으로 뛰어난 왕녀임과 동시에 뛰어난 IS파일럿으로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다.

 라고는 해도 내게 있어서는 최악의 세박자에 지위와 능력까지 갖춘 최흉의 존재일 뿐이지만 말이다.

 허나 최악을 넘어 최흉인 존재라해도 이 나라의 왕족이며 권력의 톱이다. 물음을 무시하는 실례를 저지르면 불경죄다.

 불경죄라해도 목이 날아가거나 하는 일은 없겠지만 좋을 것은 하나도 없다.

 "예‥. 제가 라푸아 헤인즈워즈입니다. 엘리사 왕녀 전하."

 어떻게든 입을 움직여 대답하기는 했지만, 내 얼굴은 매우 부자연스러운 표정일 것이다.

 "이 파티의 주인공 중 한명이 이런 곳에서 뭐하고 있는 건가?"

 "저는 사람이 많은 곳은 서투릅니다."

 더 정확하게는 여자가 많은 곳이지만, 자신의 약점까지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무리도 아니지. 천재라고는 하나 아직 사회적 경험이 필요한 소년인 것을‥. 국익을 위하여 자유를 빼앗고 연구소에 가둬버렸으니까."

 으음. 갑자기 무거운 얘기가 흘러나왔다.

 객관적으로보면 좋지 않은 상황으로 보이겠지만, 지금의 생활은 솔직히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것을 연구하고 만들어낼 수 있으며, 그에 대한 지원도 확실한 환경은 과학자에게 있어서 매우 좋은 환경이니까.

 "그대는 이 나라와 왕실이 원망스럽지 않은가?"

 나는 어딘가의 반란분자가 할 법한 말이고 생각하면서 조심조심 엘리사 왕녀님의 눈치를 살폈다.

 목소리만 들으면 나를 걱정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상냥한 어투이나 눈은 절대 그렇지 않다.

 그녀의 눈은 상대방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눈이다.

 마음속 깊은 곳에 여자에 대한 의심이 항상 자리잡고 있는 나는 금방 알 수 있다.

 지금의 질문은 나를 떠보려는 것이다.

 으음. 어떻게 해야할까.

 모처럼 이나라의 실권을 쥔 인물의 앞이니 만큼, 여기서는 조금 허세를 부려 나를 크게 보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전하께서는 뭔가 착각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호오? 어떤 점이 착각이라는 건가?"

 "저는 스스로 지금의 상황을 택한 겁니다. 자유를 원했다면 사쿠라 다이트나 나이트 메어의 데이터를 왕실기술개발청에 보내지도 않았겠죠."

 지금의 말은 꾸밈없는 사실이므로 허세는 아니다.

 그러니까 허세를 부리는 것은 이 다음 부터다.

 "제가 굳이 원망하는게 있다면 지금의 세계입니다."

 "세계를 원망한다?"

 "예. IS라는 존재를 비틀고, 그 비틀린 IS에 의해 비틀려버린 이 세계를 말입니다."

 IS는 본래 순수하게 우주에서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그것이 어쩌다 병기로서의 적성이 높았던 것이다.

 그리고 세계는 IS를 우주개발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병기로 만들어버렸다.

 이 점이 IS의 어머니이자 이 세계의 마녀인 시노노노 타바네의 분노를 샀고, 그녀의 심술에 의해 IS는 여성 밖에 다룰 수 없는 물건이 되었다.

 그 여성밖에 다룰 수 없게된 IS는 세상을 비틀어 여존남비의 세계로 바꿔버렸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세계를 바꾸고싶습니다. 그러나 바램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기에 직접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나는 어느센가 나이트 메어를 실물로 만들기로 결심했을 때 생각햇던 말을 입밖으로 내고 있었다.

 "이 세계를 바꾸는 방법은 IS를 없에거나 바꾸던지, 아니면 IS에 버금가는 존재를 만드는 수 밖에 없죠."

 "흐음. 그것이 나이트 메어라는 것인가."

 "예. 나이트 메어의 지상권 재패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언젠가는 나이트 메어가 IS와 제공권을 놓고 겨루는 날이 오게 만들겁니다."

 글로스터가 완성되었으니 머지않아 플로트 시스템을 만들어 서저랜드 에어와 글로스터 에어를 만들어낼 생각이다.

 뭐, 그 사이에 8세대를 위한 7세대를 만들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하하하하!"

 나의 말을 들은 왕녀님은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

 "재미있구나. 이 파티에 들른 것은 단순한 시간 때우기였다만, 좋은 여흥거리를 찾게 된 것 같구나."

 아무래도 내 말에 기분상하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다. 

 "명예기사 라푸아 헤인즈워즈경. 그대의 나이트 메어 조종실력은 왕실시가단장과 비교하여 손색이 없다고 들었다."

 "그렇다고들 하더군요."

 나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말이다.

 "3개월."

 "예?"

 "그대에게 3개월의 시간을 주도록 하지. 그대에게 물자와 자금을 아낌없이 지원해주도록 하겠다."

 우와. 왕녀님이 꽤나 통크게 나오셨다.

 여기까지라면 만만세를 외칠 상황이지만, 여기에 이어진 말씀은 경악스러운 것이었다.

 "그대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나이트 메어를 만들고, 그 나이트 메어를 사용하여 나의 IS와 겨루도록."

 "에?!"

 뭐랄까. 이야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공주님의 표정이 매우 진지한 것을 봐서는 결코 농담이 아닐 것이다.

 "내가 직접 그대와 그대의 나이트 메어의 가능성을 시험해보겠다."

 이론은 허락하지 않는다. 왕녀님의 날카로운 눈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으음.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나이트 메어로 IS와 대결인가.

 평상시라면 일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한숨을 내쉬겠지만, 지금의 나는 어떻게 된 모양이다.

 왕녀님의 말을 듣고 '재밌겠다'라고 생각하면서 곧바로 대답했다.

 "Yes. Your Highness."

 "훗. 기대하고 있겠다."

 패기넘치는 왕녀님은 그렇게 대답하시며 파티장으로 되돌아가셨다.

 "헤인즈워즈경! 이런 곳에서 뭘하고 계신 겁니까?"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웬경이 발코니로 넘어왔다. 아무래도 날 찾고있었던 모양이다.

 설마 때어놓은 뒤로 줄곧 날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니겠지?

 "예. 잠시 휴식을 취할까 해서요."

 "그렇습니까. 단장님이 몇분인가 소개할 사람이 있다고 하셔서 찾고 있었습니다."

 그건 또 귀찮을 것 같은 일이다.

 "뭔가 있었습니까?"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무슨 일이라고 해야할지 굉장한 일이 있었지만, 아무런 일도 없었던 척 시치미를 때며 되물었다.

 "그, 어쩐지 평상시와는 다른 표정을 하고 계시길래…."  

 우물쭈물 거리면서 말하는 오웬경. 내가 어떤 표정을 지었길래 저러는 걸까?

 어쩐지 얼굴이 붉은 것 같지만. 와인이라도 많이 마신 걸려나.

 "오늘은 그만 돌아가도록 하죠."

 "예? 그렇지만…."

 "급하게 시작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 들어왔습니다. 의뢰주가 의뢰주인 만큼, 단장님도 이해해 주시겠죠."

 "그렇습니까?"

 제2왕녀님이 벌이는 일이니만큼, 기사단에도 언질이 갈 것이 분명하다.

 "자세한 것은 금방 아시게 될겁니다."

 내년은 이전보다 훨씬 바빠질 것 같다.


덧글

  • 아르니엘 2012/12/18 11:52 # 답글

    사소한걸지도 모르겠는데, 기사작위는 가문이 아니라 개인에게 내려지는 명예이기 때문에 경 이란 호칭은 이름에 붙습니다. 코기에서도 고트발트 경이 아니라 제레미아 경이라고 계속 부르잖아요?
  • 브류나크 2012/12/18 17:29 #

    그렇군요. 그런데 스자쿠 같은 경우는 쿠루루기경이라고 불리길레 그냥 상관없나 싶었는데요 말이죠(....) 나이트 오브 원인 비스마르크 발트슈타인도 발트슈타인경으로 불리는 경우가 꽤 있고요.(....)
  • 아르니엘 2012/12/18 19:52 #

    후반에 가서 대본쓰는사람이 헷갈렀나보죠. 귀족으로써의 작위를 부를땐 가문명, 성으로 부릅니다. 기사는 세습이 아니기에 개인의 이름을 부르구요.
  • 브류나크 2012/12/18 22:15 #

    뭐, 어차피 픽션이고 그냥 이대로 써버렸으니 계속 밀고 나가렵니다. (원작도 그모양이고...) 일단 덕분에 지식이 한가지 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sai7527 2012/12/22 11:27 # 삭제 답글

    여기다 써서 죄송합니다만.. farce/melty blood 다시 번역좀 해주시년 안될까요? 이곳저곳 다찾아봤는데번역 된곳은 없구 간신히 원본만찾았는데 전 일본어을 못 읽는지라.... 부탁드립니다..
  • 브류나크 2012/12/22 23:54 #

    죄송하게도 번역에 손댈정도의 여력까진 없네요; 주소도 분실이고요;
  • sai7527 2012/12/24 02:07 # 삭제 답글

    에고...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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